2008년 08월 17일
금빛이 아니어도 좋다




금메달이 아니다. 1등이 아니다. 탁구 단체전 3-4위 전에서 승리한 여자 선수들. 동메달을 따고도 이렇게 기뻐서 난리다. 금메달을 따고 흘리는 눈물도 감격스럽지만 나는, 이런 눈물과 환호가 더 좋다. 은메달을 따고도 아쉬워서 흘리는 눈물 보다는 동메달을 따고 감격하는 이 순간이 좋다. 아쉬울 게다. 몇 년간의 고생이 물거품이 됐으니 얼마나 허무했을까. 이번만큼은 중국을 이겨보려 기나긴 시간 동안 피땀을 흘렸건만 결국 운이 따르지 않았다. 올림픽에 나가기 위해서 귀화까지 한 당예서는 태극기를 안고 눈물을 흘렸단다. 그래도 그녀들은 기쁘다.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도 없다. 금빛만을 좇는 이곳 사람들은 금세 잊겠지만 그녀들에겐 평생 잊을 수 없는 순간일 테다. 무엇보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다는 사실에 너무나 행복할 것이다. 올림픽이 주는 감동이란 이런 것이다. 점점 순수에서 멀어지는 올림픽이라지만 아직도 이런 드라마가 있기에, 나는, 그리고 사람들은 티비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음. 그런데. 현정화는 여전히 아름답구나. 비결이 뭘까. 문득 93년 예테보리 세계선수권이 생각난다.
그리고 당예서. 굳이 태극기를 품지 않아도 됩니다. 굳이 애국가를 따라 부르지도 않아도 됩니다. 굳이 가슴에 손을 얹지 않아도 됩니다. 당신은 이미 충분히 아름답습니다. 태극기가 없어도, 오성홍기가 없었어도 세계 최고의 자리는 당신 몫이었을 겁니다. 당신의 도전 정신은 이미 수많은 아이들에게 충분한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제 마음 편하게 단식경기에 임하시길- 파. 이. 팅.
# by | 2008/08/17 23:49 | 트랙백 | 덧글(0)



